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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게시물/사회 이슈

임병장 사건으로 드러나는 한국 사회의 문화공포증



지난 6월 22일 22사단 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일명 '임병장 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평소 부대 내에서 적응을 못 하던 임 모 병장이 아군을 향새 총을 난사하고 무장 탈영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무장 대치 후 임 병장은 투항했지만,


사건 발생의 과정과 조치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으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죠.


그리고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화공포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 시작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동안 쭉 제기 되어왔던 근거 없는 게임탓이 여기서도 터져나오죠.


자주국방네트워크에 신인균 대표라는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저는 임병장의 사생활은 잘 모릅니다만은, 임병장이 평소에 혹시 게임에 중독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임병장이 첫날 동료들을 사살하기 직전에 동료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수류탄을 투척하고, 그리고 무력화된 동료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해서 사살하고, 다시 뛰어 들어가서 내무반에 들어가 두 명을 더 사살하고 도망을 쳤습니다. 그리고 대치 상황에서 또 다시 같은 부대 소속의 장교에게 조준 사격을 가해 관통상을 입혔습니다.


이런 여러가지를 봤을 때 마치 온라인 슈팅게임이라고 불리는... 그 총 사격하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한 장면들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상상을 제가 할 수가 있거든요.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임 병장이 투항할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온라인 슈팅 게임을 하다보면 만약 내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무력화되어 투항한다거나 하는 상황이 되면, 유저 입장에서는 굉장히 허탈하고 짜증나는 상황이거든요. 자기가 만약 게임에 이입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이 상황이'그래 내가 그 상황에서 내 캐릭터가 항복을 할 때 굉장히 짜증났지. 내가 그런 상황이야. 난 지금 항복해서는 안돼.'하는 이런 감정 이입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아 물론 이건 저만의 상상입니다만,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주변 상황을 잘 파악해서 임병장에게 '여기는 현실이다. 온라인이 아니다.'라고 주지시켜 줄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굉장하다고 밖에는 말을 못 하겠습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끼워맞추기죠.


게임이라는 대상을 설정하고 모든 것을 일단 게임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의 발생 원인과 과정에 대해 개인적 성향, 주변의 문제 등을 모두 덮어두고 게임에 포커싱을 하는 것이죠.


재밌는 것은 신인균 대표가 저 발언을 하면서도 중간 중간 "그럴 수도 있다"로 논리를 일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닐 수도 있긴 한데 아마 맞을 거다. 아니면 말고"식 논리인거죠.





그 다음에 뜬금없이 타겟이 된 것은 장르소설입니다.





이게 도대체 뭔 소리인가 싶죠.


초기난사를 한 임 병장이 판타지 소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기사 내용이나 관계자의 말을 확이해보면,


임 병장은 평소 조용하고, 혼자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했으며,


사건 당시에도 소설책을 6권 정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 판타지 소설도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중 극히 일부라고 할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을 메인으로 세운 기사가 나온 것이죠.






거기에 이어서 나온 기사는 애니메이션을 타깃으로 잡았습니다.





지속적으로 걸고 넘어지던 게임에 이어 장르문학, 그리고 애니메이션.


이쯤 되면 한 가지 결론이 나옵니다.


현재 기성세대의 사회는 젊은 층이 가지고 있는 문화에 대해 매우 배타적이라는 것이죠.


모든 것은 기존 체계의 불합리함이나 기성세대의 문제점이 아닌


사회에 적응을 못한 젊은 세대의 문제고,


그 문제는 젊은 세대가 가진 문화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이것은 일종의 혐오이며, 공포증입니다.


본인들이 이해를 할 수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문화에 대한 공포인 것이죠.


또한 자신들의 체계가 부정 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희생양을 찾는 것입니다.


이런 문화 배타적 성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고,


특히 젊은층에서 어처구니 없어하는 상황에서


오늘은 황진하 국방위원장이 또다시 게임탓을 하고 나섰습니다.




“22사단에서 일어난 사고를 알 것이다. 임 병장이 고등학교 시절 게임중독에 빠져 학교도 안 가고 골방에 앉아 게임만 하다 자기만의 세계에 살다 보니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군대에 가서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게임 중독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다 알 거고, 반드시 치유해야 하는 문제다”



이 사회를 이끌어나간다고 할 수 있는 상위 구성원들의 발상이 이런 처첨한 수준이라는 거죠.


자신들의 체계의 헛점이나 변화하는 흐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자신들을 절대선으로 보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잘못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이런 젊은 세대의 문화를 배척하는 공포증은 과거부터 있었으나


지금과 같은 지식정보사회에서는 더욱 두드러지네요.





p.s


오해를 할까 우려되어 덧붙이는 말이지만, 저는 임병자엥 대해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총기난사는 분명한 잘못이니까요.


저는 그 사건에 대해 포스팅 하는 것이 아닌


그 조치 과정에서 드러난 이 사회의 문화 배타적 성향을 포스팅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