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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게시물/크랩 칼럼

2014학년도 입시 상담 중 가장 울적했던 전화




2014학년도 정시 발표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2014학년도 입시는 사실상 종료가 되었다고 봐야 하는 시점이죠.


물론 아직 추가모집 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멘토링이나 컨설팅은 더이상 진행 할 수 없는 시기 입니다.


입시에 직접 관련한 내용이 아니라면 멘토링은 좀 더 진행 할 수 있겠지만요.





지난 한 해도 참 많은 학생, 학부모와 상담을 했습니다.


카이스트와 유학을 고민하는 학생에서부터 지방 4년제와 서울 전문대를 고민하는 학생들까지


다양한 고민을 가지고 상담 요청을 해주셨죠.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울적했던 상담 요청 전화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미리 말해두지만, 그 상담은 결국 받지 않았습니다.




전화가 걸려온 것은 12월 24일.


그러니까 일반적인 정시 지원이 모두 종료 되는 시점에서 왔습니다.



학부모 : 거기... 정시 상담 하시나요.


 : 네. 정시 상담 하고 있습니다. 2015학년도 정시 준비 중이신가요?


학부모 : 아니.... 저기... 올해거......


 : ... 2014학년도 말씀하시는 건가요?


학부모 : 네... 예.


 : 음... 죄송하지만 2014학년도 정시는 이제 종료 되셨습니다.


학부모 : 아니... 오늘까지 원서 받는 곳도....


: 오늘 마감 되는 곳 말씀하시는 건가요?


학부모 : 네.....


 : ...... 확실히 일부 오늘까지 받는 곳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은 적어도 지원 일주일 전에 학생의 정보를 모두 갖추고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현재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오늘 당장 지원할 학교를 상담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학부모 : .....


 : 죄송합니다. 2014학년도 정시 상담은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학부모 : ...... 네.





어쩐지 처음부터 목소리에 힘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2014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는 기본적으로 12월 23일까지 진행이 되었고,


일부 학교와 학과가 드물게 1~2일 더 진행을 했습니다.


23일을 넘긴 시점에서 선택지는 거의 없다시피 한 것입니다.




아마도 학생의 성적이 상당히 괴멸적인 상황이었겠죠.


그렇기 때문에 최후의 최후까지 지원가능한 곳을,


조금이라도 좋은 곳을 찾기 위해 고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선택도,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제한 시간을 맞이했을 겁니다.





그 심정이 짐작 가지 않는 것도 아니고,


안타깝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결국 컨설팅은 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상담을 통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입시 컨설팅은 학생의 정보를 모두 확인한 후,


상담을 거쳐서 가장 적합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상담 전에 모든 자료를 받아 확인하고, 그 후에 상담을 하고, 고민할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렇게 진행합니다.


그래서 지원 일주일전까지만 상담을 받죠.


이 경우에도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할 수 없는 상담을 할 수는 없는 일이죠.





우울한 일입니다.


어찌 보면 하나의 단계에 불과한 대입 때문에 한 가족이 이렇게까지 힘들어하고,


또 거기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요.


그러니 학생 여러분은 부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게 아니에요.


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하다 못 해 최소한의 가능성과 선택지를 만들어두세요.


진로 라거나 진학 방향성이라거나.....




부디 2015학년도에는 이런 전화가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