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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게시물/크랩 칼럼

학습도 진로도 주입식인 시대

 

 

한국의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라는 말 한마디로 대변 됩니다.

 

무조건적인 암기와 문제풀이로 점철된 학습 커리큘럼이죠.

 

아니 사실 커리큘럼 자체는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만들어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교육은 언제나 주입식으로 진행 되고 있습니다.

 

정성평가를 인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른 재능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개중에 정성평가를 시도했던 교육은 '확실한 기준이 없다' 라는 이유로 학생 부담을 우려하여 폐지 되기도 하고,

 

'다양한 기준'을 '다양한 준비사항'으로 받아들여 역효과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주입식 공부 외에 다른 시도를 할 때 마다 사람들이 내리는 결론은 언제나 비슷했죠.

 

 

 

 

그나마 최근에 와서는 입학사정관 전형 등을 통해 정성평가와 다양한 기준이 적용 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제대로 시행 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적어도 과거의 암기식 교과 공부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느정도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에게 진로와 적성을 찾게 만들고, 거기에 대한 활동을 하게 하는 것이니

 

확실히 기존의 교과목 공부에서는 벗어난 형태의 교육과 평가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역시 기존 교육에 맞춰져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진로 찾기라는 것이 일종의 주입식 강요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진로 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결국은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진로 라고 하면 '직업'을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죠.

 

청소년이 자신의 직업을, 그것도 자신의 인생을 걸 수 있는 직업을 중고등학교 때 정한다?

 

이건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청소년기는 고민을 하고 방향성을 잡을 시기이지 확정을 하는 시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정보도 부족할 뿐더러 매년 새로운 직업이 나타나고 있는 게 현재입니다.

 

그런데 당장 직업을 정하라는 것은 지나친 강요에 지나지 않겠지요.

 

하다 못해 정보와 고민의 시간이라도 충분히 주던지요.

 

 

 

 

나름 최근 발표 자료인 [2013 한국직업사전]을 보면

 

2011년 조사된 직업이 1,910개인데 2012년 조사된 직업이 2,753개 입니다.

 

1년 사이에 800개가 넘는 직업이 새로 조사 된거지요.

 

이런 상황인데 앞으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후에나 사회에 나가게 될 학생들에게

 

"진로를 미리 정해두는게 좋으니까 뭘 할 건지 직업을 선택해봐라"

 

라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일이죠.

 

물론 앞으로 없어지지 않을 직업도 많고, 직업을 선택 한 후에 변경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과정 자체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후에 진로를 바꾸는 것도 쉽게 용인 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죠.

 

특히 자꾸 꿈이 바뀐다고 걱정을 하는 학부모나 학교 선생들을 보면 답답하기만 할 뿐입니다.

 

주어지는 정보에 따라 아이의 장래희망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인데 말입니다.

 

 

 

 

진로를 정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진로가 정해지면 학습동기와 의욕도 쉽게 생기고, 계획을 세우기 용이하죠.

 

또한 입시에 있어 진로의 중요성은 매년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진로의 결정 여부가 입시 성공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가능합니다.

 

학교에서 진로 교육을 하는 것도 좋은 일이고, 학부모가 학생들의 진로를 위해 서포팅 하는 것도 좋습니다.

 

학생 상담과 괴외, 입시컨설팅을 직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진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왜 그걸 한정된 정보만 주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려고 하는지 참 걱정입니다.

 

학생의 적성이나 재능을 발굴하고 거기에 맞는 진로를 설계해야지

 

현재, 혹은 앞으로 괜찮을 거 같은 직업에 학생을 끼워 맞추려고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그게 무슨 창의학습이고 인성교육입니까?

 

그냥 [주입식 교육-직업편]이죠.

 

 

 

진로라는 것은 학생을 위한 것이지

 

학생의 미래를 이용해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설계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로는 방향성이지 직업이 아닙니다.

 

재능과 적성에서 탄생하는게 진로지 진로가 학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입식 교육에 젖은 우리 교육현실은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 마저도 주입식으로 가르치려 하고 있네요.

 

언제쯤이 되어야 이런 틀에 박힌 교육이 사라질까요.